오늘 주유하다가 진짜 현타 왔다

카테고리 없음|2026. 4. 4. 09:38

오늘 퇴근하면서 기름이 딱 경고등 뜨길래 어쩔 수 없이 집 근처 주유소 들렀다.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차들이 줄을 서 있는 거다. 평소엔 그냥 쑥 들어가서 넣고 나오는데, 오늘은 앞에 차가 네 대나 있었다.
처음엔 그냥 뭔 행사 있나 싶었지.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뉴스에서 봤던 게 생각났다. 오늘부터 기름값 올린다고 했잖아. 아, 맞다. 그래서 다들 오늘 안에 넣으려고 줄 선 거구나. 나도 어쩌다 그 무리에 끼어서 결국 10분 기다렸다.

리터당 휘발유 1,987원. 정유사 공급가만 이거다. 주유소에서 마진 붙이면 2천원 넘는다.

 
계산기를 두드려봤다. 나는 보통 한 달에 두 번 꽉 채우니까 60리터쯤 넣는다. 작년엔 리터당 1,600원 정도였으니까 한 달에 약 96,000원. 근데 지금 2,100원으로 잡으면 126,000원. 한 달에 3만원이 그냥 더 나가는 거다. 밥값 한 끼, 커피 대여섯 잔. 그냥 연기처럼 사라지는 돈.
 
사실 나 혼자 이 정도면 뭐... 버티면 되지 싶기도 하다. 근데 문제는 이게 나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거다. 택배기사 형은 하루에 100km 넘게 뛴다. 자영업하는 친구는 납품 다닐 때마다 기름 쏟아붓는다고 했다. 그 사람들한테 한 달 3만원이 아니라 30만원, 50만원이 추가로 나가는 거잖아.

 

"한 달에 보통 20만 원 정도 썼는데... 이제 25만 원, 30만 원 그렇게 될 것 같아요." <--- 회사사람이 그럼

 



정부가 최고가격제 시행한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체감이 잘 안 된다. 2주 만에 또 210원 올렸다고 하더라. 최고가격제인데 올린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지 않나. 규제인데 가격이 오르고 있으니까.
 
중동 정세 어쩌고 국제유가 어쩌고 하는 말은 이제 너무 들어서 귀에 박혔다. 틀린 말은 아니지. 근데 그게 원인이라는 거 알면서도 어쩌란 말이야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. 국제유가 내가 어떻게 하냐고.
 
기름값이 오르면 결국 물가도 같이 오른다. 물건 배달하는 데 기름이 드니까. 치킨값, 배달비, 마트 물건값. 다 연결되어 있다. 그냥 기름 한 리터 더 비싸진 게 아니고, 내 생활 전체가 슬금슬금 비싸지는 거다.
 
주유 마치고 나오면서 영수증 봤더니 95,000원이 찍혀 있었다. 예전 같으면 7만원대였을 텐데. 괜히 씁쓸했다.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 들르려다 그냥 참았다. 별로 안 고프기도 했고... 아마 그 영수증 때문이기도 하고.

그래도 내일 또 출근해야 하니까. 기름 없으면 못 가니까. 뭐, 어쩌겠어.

 
참고 기사: 최고가격 올리자마자 주유소 800여 곳 기름값 인상 — MBC 뉴스데스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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